<폼나게 – 노인을 위한 패션은 없다>
- 이 주제는 비어 있습니다.
-
글쓴이글
-
2025년 07월 24일 at 3:20 오후 #1315
노인을 위한 패션은 없다
패션에 나이의 경계는 없다.
여용기 선생은 그 사실을 직접 보여주고 있다.최근 패션 디자이너 키코 코스타디노브가 서울 동묘의 할아버지들 옷차림을 인스타그램에 올려 화제가 됐습니다. 등산복을 기본으로 한 믹스매치, 형광색·배바지·패니팩까지, 독특한 컬러감과 스타일은 “세계 최고의 거리”라는 찬사까지 받았습니다.
동묘 할아버지들의 옷차림은 다소 이색적일 수 있지만, 요즘 ‘시니어 패션’이 주목받는 것은 분명합니다. 너드 룩, 아재 스웨그, 아재가르드 등 신조어도 생겼고, 미국 사진가 아리 세스 코언은 스타일리시한 노인들을 Advanced Style이라는 책으로 엮었습니다.
패션계에서 노인은 오랫동안 소외됐습니다. 젊음과 아름다움만을 미의 기준으로 삼던 고정관념이 점차 깨지고, 백발·주름 같은 노화의 흔적도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으로 인정받는 시대가 오고 있습니다.
우리가 갖지 못한 것을 멋지게 보는 것은 패션의 본질입니다. 김칠두 할아버지, 일본의 본·폰 부부, 그리고 재단사 여용기 선생(68)은 노년이 아름답고 멋질 수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나잇값” 하지 않는 옷, 멋을 입는 사람들
여용기 선생은 17세에 양복 재단을 시작해 부산·광복동에서 인정받는 재단사가 됐습니다. 대기업의 기성복 시대, 불황 속에 양복점을 닫기도 했지만, 아들에게 옷을 지어주려다 다시 본업에 복귀합니다. 이제 그는 SNS에서 ‘시니어 패셔니스타’로도 불립니다. 처음엔 낯설고 어색했던 수염, 자연스러운 머리카락, 그리고 과감한 색상의 옷까지. 나이에 맞게 입으라는 충고도 들었지만, 이제는 남의 시선보다 자기 자신을 더 중요하게 여기게 됐습니다.
그의 스타일은 “불편함도 감수해야 멋을 낼 수 있다”는 신념에서 비롯됩니다. 젊은 시절의 습관이 아닌, 새로운 도전과 변화를 즐기면서 진정한 “멋”을 실천합니다.
나이에 갇히지 않는 패션, 그리고 자존감
그는 여전히 재단사로서, 클래식 수트의 본질을 지키되 고객의 요구와 시대의 흐름에 맞춰 자신만의 옷을 만듭니다. “자기 체형에 어울리는 것을 찾아 입어야 한다”는 조언처럼, 자신에게 맞는 스타일을 찾고, 나이에 갇히지 않고, 자유롭게 멋을 입는 것이 진짜 패션입니다. 일상에서도, SNS 스타가 된 지금도, 편한 옷 대신 “멋”을 선택합니다. 나이와 상관없이, 새로운 스타일을 시도하고,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는 그의 모습이야말로 시니어 패션의 진정한 의미입니다.
“나잇값”이 아니라 “나만의 값”을 입는 시대,
시니어 패션은 바로 나로부터 시작됩니다.
-
글쓴이글
- You must be logged in to reply to this topic.